필리핀을 집어삼키던 그 서늘한 살기는 어디로 숨었나. 코트 위에서 타오르던 뜨거운 영혼들은 카메라 렌즈가 닿는 순간 신기루처럼 흩어진다. 8강의 문턱을 넘었음에도 카메라 앞에서 작아지는 저 모습, 진정한 승부사의 기운은 아직 미완성인가.
승부의 전율은 코트 안에서만 유효한 법인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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논란을 잠재우겠다며 돌아온 자리에 남은 건 승리의 열기가 아닌 패배의 비참한 그림자뿐이다. 징계의 끝이 고작 1회전 탈락과 머리 숙인 사과라니, 승부의 전율을 먹고 사는 이 눈에 비친 그들의 에너지는 그저 무겁고 탁할 뿐이다.
사과로 씻어낼 수 있는 것이 과연 패배의 기록뿐이겠는가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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